학습이론


학습이론은 아동발달에서 생물학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을 더 강조한다. 학습 이론가들은 개인의 인생에서 얻게 되는 학습경험이 인간발달에서 변화의 근원이라고 믿는다. 따라서 환경을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학습경험을 하게 되면 발달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습이론가들은 또한 아동발달을 이해함에 있어서 정신분석이론에서처럼 내면의 감정을 연구하거나, 인지발달이론에서처럼 인지적 사고를 연구하는 것보다 우리가 직접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는 행동을 연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학습이론을 행동주의라고도 한다.

학습이론은 인간발달에서 단계를 설정하지 않는다. 학습이론의 기본 원리는 자극과 반응 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반사와 같이 어떤 반응은 자동적이다. 예를 들어, 눈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우리는 자동적으로 눈을 깜박거리게 되고, 배고픈 개가 음식냄새를 맡으면 침을 흘리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반사적인 것이 아니고 학습된 것이다. 학습이론은 우리 인생이 학습과정의 연속이라고 주장한다. 즉, 새로운 자극이 새로운 행동패턴(반응)을 유발하고, 낡고 비생산적인 반응은 소멸된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이론,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이론, 그리고 Bandura의 인지적 사회학습이론에 관해 살펴보기로 한다.


1.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이론


자극과 반응 간의 관계를 최초로 연구한 사람은 Ivan Pavlov이다. Pavlov도 Freud처럼 인간행동에 관한 연구를 하나의 과학으로 완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공헌을 한 사람 중 하나이다. 러시아 생리학자인 그는 포유류의 소화과정을 연구해서 1904년에 노벨의학상을 수상하였다. Pavlov는 심리학자도 아니고, 특별히 학습에 관심을 가졌던 것도 아니지만, 그의 연구결과는 아동발달에 대한 사고에 혁명적인 선풍을 일으켰다. Pavlov의 주요개념은 고전적 조건반사와 고전적 조건형성이다.


1-1 고전적 조건반사와 고전적 조건 형성


음식에 대한 반응으로 개가 타액을 얼마나 많이 분비하는 가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Pavlov는 개가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기 이전에 이미 침을 흘리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즉, 음식과 관련된 자극(예를 들면, 음식을 주러 오는 사람의 발자국)이 타액을 분비하도록 유도하는 힘을 갖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한 유명한 실험에서 Pavlov는 개에게 먹이를 주기 전에 종을 울렸다. 이 과정을 몇 번 계속했더니 드디어 종소리만 듣고서도 개는 침을 흘렸다. Pavlov는 이런 학습과정을 고전적 조건형성이라고 불렀다.

Pavlov는 『조건반사(Conditioned Reflexes)』(1927)라는 책에서 이 현상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배고픈 개에게 음식을 주면 개는 타액을 분비한다. 만을 음식을 다른 사건, 즉 종을 울리는 것과 같은 사건과 함께 제공하면, 개는 마침내 종만 울려도 침을 흘리게 된다. 그 자체만으로는 개로 하여금 타액을 분비하도록 할 수 없었던 중립적 자극에 대해 이러한 학습된 타액분비 반응을 조건반사(conditioned reflex)라고 부르며, 이 과정을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이라고 한다. 여기서 음식은 무조건 자극(unconditioned stimulus)이다. 무조건 자극은 사전학습이나 경험 없이 학습되지 않은 반응을 자연적으로 낳는 어떤 사건이다. 무조건 자극의 또 다른 예는 무릎반사나 자율신경계의 통제를 받는 어떤 반사행동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개의 타액분비는 무조건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무조건 반응(unconditioned response)이라고 부른다.

무조건 반응인 타액분비가 나타난 후에, 음식과 종을 짝지어 음식을 제시하면서 종을 울린다. 음식과 종소리를 몇 번 짝지어 제시한 후에는 종만 울려도 개는 타액을 분비하게 된다. 이 때 종소리는 조건 자극(conditioned response)이라 부른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고전적 조건형성의 예는 수없이 많다. 어린 아동이 보여주는 고전적 조건형성의 한 예는 개에게 물려 놀란 경험이 있는 아동이 강아지만 보아도 공포반응을 보이는 경우이다.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의 원리를 인간행동에 적용한 Watson(1927)에 의하면, 아동의 정서반응은 고전적 조건형성을 통한 학습에 영향을 받기 쉽다고 한다.

Pavlov는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학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조건반사를 이용한 점에서 거의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여러 면에서 그는 학습이론의 창시자이며, 그의 업적의 정수는 오늘날까지 세계 도처의 많은 실험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1-2 고전적 조건형성과 영향요인


Pavlov는 조건반사의 강도에 영향을 주는 몇 가지 요인을 확인했는데, 강화와 소멸, 그리고 일반화와 변별화가 그것이다.


1-2-1 강 화


강화(reinforcement)는 한 행동에 뒤따르는 자극 사건이 그 행동을 다시 일으킬 가능성(확률)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1-2-2 소 멸


조건형성이 한 번 이루어졌다고 해서 조건 자극이 계속해서 영원히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종소리를 타액분비를 위한 조건 자극으로 만들 수는 있으나, 만약 음식 없이 종소리만 몇 번 제시하면 종소리는 그 효과를 잃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소멸(extinction)이다.


1-2-3 일 반 화


일반화는 원래의 자극과 유사한 조건 자극에 대해 조건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어떤 음조의 종소리에 타액을 분비하도록 조건 형성된 개는 유사한 다른 음조의 종소리에도 같은 반응을 하는데 이것이 일반화이다. 또 다른 예는 악몽을 꾼 아이가 어두운 장소를 싫어하는 경우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도 자극 일반화(stimulus generalization)의 예이다.


1-2-4 변 별 화


일반화에 대한 보완적인 과정이 변별화(differentiation)인데, 한 자극이 다른 것과 변별되어지는 방식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두운 곳에서 공포를 느끼는 아동이 극장과 같은 어떤 특정한 어두운 장소에서는 공포를 느끼지 않는 것이다.


2.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이론


B. F. Skinner는 1905년에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후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행동주의자로서 큰 명성을 얻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조작적 조건형성 원리에 기초하여 이상사회를 묘사한 『웰덴 투(Walden Two)』라는 소설을 1948년에 출간하였다.

Skinner(1953)에 의하면 자극과 반응이 연결되는 또 다른 방법은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을 통해서라고 한다. 즉, 행동은 그것의 결과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동의 어떤 행동이 강화를 받게 되면, 그 행동이 다시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어떤 행동이 처벌을 받게 되면, 그 행동이 다시 발생할 확률이 낮아진다.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강화와 처벌의 역할이 중요하다.

Skinner는 습관은 조작적 학습경험의 결과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한 소년의 공격적인 행동은 친구들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 친구들이 그의 힘에 굴복하면서 강화된다. 또 다른 소년의 경우, 그보다 더 힘이 센 친구가 역공을 하게 되면 더 이상 공격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위에서 예를 든 두 소년은 강화와 처벌이라는 두 요인에 기초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공격적 성향이 발달하게 된다. Skinner에 의하면 아동발달에서 ‘공격적 단계’라는 것은 없으며, 인간에게 ‘공격적 본능’이라는 것도 없다고 한다. 대신 아동이 습득하게 되는 대부분의 습관-아동의 독특한 ‘성격’을 형성하게 되는-은 자신의 행동의 결과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따라서 Skinner의 조작적 조건형성이론에서는 아동발달이 본능, 욕구, 또는 생물학적 성숙과 같은 내적 요인보다는 강화인(강화因)또는 처벌인(處罰因)이라는 외부 자극에 달려 있다고 본다.


2-1 반응적 행동과 조작적 행동


Skinner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두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유형은 반사(reflexes)로서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으로 구성된다. 이때 자극과 반응과의 관계는 생물학적이고 선천적인 것이다. 모든 유기체가 보이는 단순한 반사를 포함하는 반응을 Skinner는 반응적 행동(respondent behaviors)이라고 부른다. Pavlov의 실험에서 개가 음식을 보고서 침을 흘리는 반응이 그 예이다. 반응적 행동의 특징은 반응을 유발하는 자극에 의해 전적으로 통제된다는 것이다. 즉, 자극이 있으면 반응하고 자극이 없으면 반응하지 않는 매우 단순한 모형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반응적 행동은 영유아기에 특히 현저한데, 아기 입에 젖꼭지를 물리면 빨기 반응을 보이고, 손바닥에 어떤 물체를 놓으면 잡기 반응을 보인다. 아동이나 성인도 눈 깜박이기, 재채기와 같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과 공포, 분노, 성적 흥분 등의 정서적 반응 형태로 반응적 행동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종류는 매우 적다.

두 번째 유형이 조작적 행동(operant behaviors)인데, Skinner는 인간행동의 대부분이 조작적 행동이라고 본다. 조작적 행동은 어떤 행동이 야기하는 결과에 의해서 통제된다. 일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는 그 행동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고, 부정적인 결과는 반대결과를 초래한다(Skinner, 1953).

Skinner는 Pavlov의 고전적 조건형성이 인간의 어떤 행동유형은 설명할 수 있지만, 보다 복잡한 행동유형을 설명하는 데에는 조작적 조건형성이 더 적합하다고 믿는다. 고전적 조건형성에서는 자극이 반응을 유발하지만,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반응이 자극을 유도한다. ‘조작적(operant)’이라는 말은 라틴어가 그 어원으로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행해지는 노력을 의미한다.

조작적 조건형성에서는 개로 하여금 개의 행동목록에 들어 있지 않은 특정 행동(예를 들면, 신문가져오기)을 수행하도록 훈련시키기 위해 강화(reinforcement)가 사용된다. 조작적 조건형성에서 어떤 행동이 다시 발생하도록 만드는 과정을 ‘강화’라고 부르며, 어떤 행동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자극을 ‘강화인(reinforce)’이라고 부른다(Skinner, 1953). 강화인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다.


2-2 강화인


강화인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긍정적(positive) 강화인과 부정적(negative) 강화인이 그것이다. 여기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이라는 용어는 좋거나 나쁘다라는 가치판단과는 무관한 것이다. 즉, 좋다 또는 나쁘다라는 판단보다는 행동의 제시 또는 철회를 반영한다.

긍정적 강화인은 그것의 제시가 행동이 다시 발생할 확률을 증가시키는 자극이다. 다시 말해서, 한 상황에 더해질 때 앞으로 그 행동을 다시 할 확률을 증가시키는 자극이다. 예를 들면, 자기 방 청소를 한 아동에게 용돈을 주거나 칭찬을 하는 것은 그 행동을 유지하도록 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부정적 강화인은 그것의 철회가 행동이 다시 발생할 확률을 증가시키는 자극이다. 불쾌하거나 혐오스러운 자극의 철회를 통해 그 행동은 강회된다. 예를 들어, 다리에 박힌 파편을 제거하는 것은 불쾌한 것이 제거되므로 강화되는 것이다. 이 경우 파편을 제거하는 행위는 부정적 강화인으로 작용한다. 부정적 강화인은 처벌과는 다르다. 처벌은 어떤 행동이 발생할 확률을 감소시키는 반면, 부정적 강화인은 긍정적 강화인과 마찬가지로 어떤 행동이 발생할 확률을 증가시킨다.


2-3 소멸과 처벌


우리는 아무 이유 없이 같은 일을 계속하지는 않는다. 조작적 행동에 영향을 미쳐 빈도를 줄이거나 전적으로 중지하도록 하는 요인이 있는데, 이 과정을 소멸(extinction)이라 하고, 소멸은 어떤 반응이 더 이상 강화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처벌(punishment)은 혐오스럽거나 불쾌한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반응이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주차금지구역에 주차를 하게 되면 주차위반표를 받음으로써 그 행동이 처벌을 받게 된다. 여기서 주차위반표(또는 벌금)가 처벌인으로 작용한다.


<미신적 행동>

우리 이상에는 ‘미신적 행동’ 또는 우연히 강회된 행동이라고 불리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다. 그것은 어떤 행동과 강화인으로 작용하는 어떤 자극이 우연히 짝지어짐으로써 발생하는 계획되지 않은 학습이다.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의 한 유명한 야구선수는 경기에 앞서 닭고기만을 먹는다. 또 다른 선수는 유니폼을 입을 때 정해진 순서대로 입고, ‘행운의 양말’을 신는다. 옷을 입는 순서나 어떤 양말을 신는 것이 팀의 우승과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그 양말은 승리라는 강력한 강화자극과 연결되어졌기 때문에 하나의 강화인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때 특정 좌석을 고집한다. 그 결과가 안전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그 좌석을 다시 선택하는 행동을 강화시킨다. 그런 행동은 물론 안전비행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그 행동은 그 상황에서 어떤 다른 조건(안전한 여행)과 그 행동(특정좌석 선택)의 우연한 짝지어짐을 통해 학습된 것이다.


3. Bandura의 인지적 사회학습이론


Albert Bandura는 1925년 캐나다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였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후 스탠퍼드 대학에서 교수로 재작하였다.

Bandura의 인지적 사회학습이론에서는 행동과 환경뿐만 아니라 인지도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회학습이론은 사회적 환경과 아동의 인지능력이 학습과 발달에 미치는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이론은 아동행동의 갑작스런 변화는 고전적 조건형성 또는 조작적 조건형성을 통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학습되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Bandura, 1977). 예를 들면, 유아는 어머니의 자녀양육행동을 관찰하고, 인형놀이를 할 때 그 행동을 그대로 모방한다.

사회학습이론은 관찰학습(observational learning), 즉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발생하는 학습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것을 모방(imitation) 또는 모델링(modeling)이라고도 한다. 관찰학습에서 인지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관찰학습을 통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인지적으로 재현하고, 때로는 우리 스스로 그러한 행동을 한다. 예를 들면, 아동이 아버지의 공격적인 행동과 다른 사람에 대한 적개심을 관찰하고, 친구에게 아버지와 똑같이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사회학습 이론가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행동, 사고, 감정을 습득한다고 믿으며, 이러한 관찰은 아동발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된다고 믿는다.


3-1 관찰학습의 구성요소


Bandura에 의하면 관찰학습에는 주의, 기억, 운동재생, 동기유발의 네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중 한 과정이라도 빠지면 사회학습이론의 모형은 불완전한 것이 되며, 성공적 모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첫째, 모델의 행동에 ‘주의(attention)’ 또는 집중해야 한다. 주의가 산만한 아동의 경우, 자극에 주의를 집중시키기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집중만 잘해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둘째, 관찰학습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한 사건의 중요한 형상을 ‘기억(memory)’하는 능력이다. 이들 형상은 필요에 따라 회상될 수 있고,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기억은 부호화나 연습 같은 과정을 포함한다. 이러한 기억의 요소는 한 사건을 내면화하고 나중에 그 순서를 재생하도록 해 준다.

세 번째 과정은 모방하고자 하는 행동의 ‘운동재생(motoric reproduction);을 포함한다. 여기서는 행동의 신체적 수행능력이 학습자에게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구공치기 학습은 공을 보고, 공의 정확한 각도와 시간에 맞추어 방망이 휘두르기로 구성된다(사진 참조). 성공적인 모방을 하기 위해서는 학습자가 이 모든 행동을 하나하나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구성요소는 ‘동기유발(motivation)’이다. Bandura에 의하면, 동기유발은 직접강화 또는 대리강화의 형태를 취한다. 직접강화의 동기유발은 전통적 S-R모형이나 관찰학습에서 제시하는 강화와 같은 형태이다. 그러나 대리강화(vicarious reinforcement)는 사회학습 이론적 접근에서만 나타난다. 대리강화는 잠재적인 학습자가 다른 사람이 강화받는 행동을 관찰하고 자신도 그러한 행동을 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험은 위대한 교사이지만, 인간 유기체는 너무 복잡해서 학습된 모든 것이 직접경험과 직접강화의 결과일 수 는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한두 가지 과정이 때로는 다른 과정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에, 관찰학습에 이 모든 영향력들이 동등하게 기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3-2 상호결정론


사회학습이론에서는 행동의 원동력이 본질상 환경이라는 초기 행동주의의 기본 가정에서 벗어나, 발달과정을 개인과 환경 간의 상호성으로 보는 양방향성을 가정한다. Bandura(1977)는 이러한 견해를 상호결정론(reciprocal determinism)이라고 불렀다. 환경이 아동의 성격과 행동을 조성한다는 Watson이나 Skinner와는 달리 Bandura는 개인, 행동, 환경 간의 관계는 양방향적이라고 주장한다. 상호결정론의 모형은 상호작용의 삼각형을 구성한다. 여기서 개인(P)은 아동의 인지능력, 신체적 특성, 성격, 신념, 태도 등을 포함한다. 이것은 아동의 행동이나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아동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뿐만 아니라(P→B), 아동의 행동(그리고 그 행동이 야기시키는 반응)은 자신에 대한 느낌, 태도, 신념에 영향을 미친다(B→P). 마찬가지로 이 세상이나 사람들에 대한 아동의 지식의 대부분은 TV, 부모, 교과서, 그 외 다른 환경으로부터 얻은 정보에 의한 것이다(E→P). 물론 환경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학습이론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아동의 행동의 결과나 아동이 관찰하는 모델은 아동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E→B). 그러나 아동의 행동 또한 자신의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B→E).

요약하면, 사회학습이론은 아동발달이 아동과 환경 간의 계속적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즉, 아동이 경험하는 환경이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고, 아동의 행동 또한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점은 아동은 자신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3-3 자기효능감


사회 학습이론에서 자기효능감(self-efficacy)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Bandura, 1986, 1989). 자가효능감이란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개인적 신념으로서 어떤 행동을 모방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즉, 자신의 능력범위 내에 있는 활동은 시도할 것이고,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과제나 활동은 회피하려 할 것이다(Bandura, 1981). 예를 들어, 자신이 운동(농구)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하는 아동은 마이클 조던의 덩크 슛(Dunk shot)를 흉내낼 것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모방할 것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 그 사람의 행동이 보상을 받았는지, 그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자가효능감)에 달려 있다.


4. 학습이론에 대한 평가


학습이론의 주요 강점은 기본개념의 의미가 명확할 뿐만 아니라 가설검증을 비롯한 과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있다. 학습이론은 조건형성과 모델링을 통해서, 아동의 바람직한 행동은 격려하는 반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조작적 조건형성 원리를 이용한 행동수정 개념은 아동의 문제행동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대체하는 데 효과가 있다. 행동수정 전문가들에 의하면 아동의 정서적 문제 중 대부분은 아동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우연히 강화된 데 기인한다고 한다. 사회학습이론은 인지발달에서 사회적 · 정서적 ·동기적 측면을 고려함으로써 인지발달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Miller, 1993). 또한 관찰학습과 상징적 표상을 통해 인간의 사고가 사회와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학습이론의 단점은 첫째, 환경의 중요성만을 강조하고, 생물학적 영향력을 간과하였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발달에 있어서 연령에 따른 자연적인 변화나 개인차, 독창적인 문제해결능력 등을 충분히 설명해 주지 못한다. 둘째, 학습이론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행동에 동일한 법칙이 적용된다는 가정하에 인간이 아니라 개나 쥐, 비둘기와 같은 하등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출발하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간은 동물과 달리 복잡한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이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험실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연구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셋째, 학습이론은 단지 눈에 보이는 행동에만 주의를 집중함으로써 인간행동과 발달을 충분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넷째, Bandura의 사회학습이론은 초기 학습이론에 비한다면 인간의 인지체계를 통해 연결된 환경과 행동을 강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지체계가 어떻게 발달하고, 이러한 발달이 관찰학습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점은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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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민영

저는 이 블로그를 유아교육, 초등교육 그리고 중등교육 까지 우리나라의 교육에 관심있는 모든 부모님들과 예비교사 분들 그리고 현직교사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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